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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를 보면 주가가 보인다
어지간한 증권회사는 ‘정보팀’을 운영하고 있다.
‘D사 E사장, 탤런트 F양과 열애중’ ‘당나라당 G의원, 여당에 약점 잡혀 탈당검토설’ 같은 입방앗거리도 이들의 레이더에 포착되지만 ‘A사가 신제품을 개발했다’ ‘B사는 외자유치를 추진중이다’ ‘정부가 다음주중 증권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을 것이다’ 등등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소문을 잡아내는 게 주된 임무이다.
조회공시 공개제도
증시에 루머가 돌면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주가가 들썩거린다. 루머에 접근하기 힘든 개인투자자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공시를 보면 저간의 사정을 짐작할 수 있다. 증권거래소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루머나 보도가 있을 경우, 또는 주가가 갑자기 급등락할 경우 해당기업에 사실을 공시할 것을 조회한다. 과거에는 이처럼 공시를 요구한 사실 자체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1999년 5월부터는 조회공시 공개제도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A사에 대해 ‘계열사 매각건에 대한 사실여부 확인 조회’라는 공시가 뜨면 A사에 대해 그 같은 소문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답변은 조회가 이루어진 다음날까지 하도록 되어 있다. 또 ‘현저한 시황변동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라는 공시가 나간 기업은 소문의 내용은 모르지만 최소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주가가 이상급변하는 종목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답변이 ‘당사 발행 주권의 현저한 시황변동을 초래할 사실로서 확정된 공시사항은 없음’이라고 나오는 경우에도 뒤에 ‘다만, ○○소재 공장매각협상이 진행중이며 확정되는 대로 추후 공시하겠음’ 하는 보충 설명이 붙는다면 그것이 곧 소문의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소문과 관련된 조회공시 가운데 대략 절반 정도는 회사측이 사실이거나 어느 정도 근거있는 것으로 인정하는 답변공시를 내는 것으로 집계되어 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공시내용
공시를 해야 하는 내용의 범위
조회공시뿐 아니라 모든 공시내용은 상장기업들의 경영내용을 읽을 수 있는 가장 좋은 1차 자료이다. 증권거래소는 ‘상장법인 공시규정’에 공시해야 하는 내용을 정해놓고 있는데 웬만한 경영관련 자료는 모두 공시해야 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공시범위가 넓다. 공시조회에 허위 또는 불성실한 답변공시를 하게 되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고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는 등 불이익이 따르게 된다.
대강만 훑어보더라도 유겧セ竄塚? 부도 및 법정관리, 자기주식 취득겷낳? 조업중단겴怜? 합병, 임원선임, 자산재평가, 타법인 출자 및 처분, 사업목적 변경, 최대주주 변경, 주식관련 사채발행, 지급보증, 금전대여 및 가지급, 유가증권 매도겦탉? 부동산 거래 등이 모두 공시해야 할 사항이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공시내용
증권거래소를 통해 한달에 이루어지는 공시만도 보통 500∼800건에 이른다. 부도겧卉ㅀ桓츃인수합병처럼 회사의 운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시내용은 말할 것도 없지만 여타 공시내용들도 대부분 주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유겧セ竄塚楣 전환사채(CB)의 주식전환으로 신주가 추가상장된다면 물량공급이 늘어 주가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추가상장일이 언제인지 상장물량은 언제인지가 주목해야 할 내용이다.
인터넷 관련종목의 인기가 높았을 때는 사업목적에 ‘인터넷’이라는 말만 들어가도 주가가 급등했다. 사업목적에 새로운 사업이 추가된다는 것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사업영역을 그 분야로 넓혀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므로 해당 기업의 장래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하지만 전혀 경쟁력이 없을 것 같거나 감당하지 못할 내용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면 오히려 그 회사경영진의 신뢰성에 대해 의심해봐야 할 것이다.
유가증권이나 부동산 매각에 따른 시세차익은 특별이익으로 기업의 당기순이익에 고스란히 잡히기 때문에 기업의 실적을 대폭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대주주 및 계열사에 대한 금전대여나 가지급, 지급보증 등의 공시가 자주 나타나는 기업은 조심해야 할 대상이다. 그만큼 기업의 이익이 비생산적인 곳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 공시
유무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 등이 단시일에 집중된 회사는 자금사정이 좋지 않거나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 않은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 유상증자 청약일까지는 공식겫胄鞭컥岵 ‘주가관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해볼 수도 있다.
자사주 매입 공시는 회사측이 ‘주가관리’에 나설 것임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자사주 매입이란 회사측이 주가의 안정을 위해 자사의 주식을 시장에서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자사주 매입은 반드시 금융감독원과 증권거래소에 신고한 뒤 실시할 수 있으며 매입기간은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과거에는 일정량 이상 자사주를 매입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외국인 지분제한이 없어지면서 경영권 안정을 위해 1998년 이후 제한규정을 없앴다.
단 하루 매입규모는 ‘매입 신고물량의 10% 또는 신고일 전 1개월 일평균 거래량의 25% 중 많은 수량’으로 제한되어 있다. 자사주 매입은 전날 종가보다 2호가(呼價) 높게 주문을 낼 수 있으며 자사주매입을 통해 취득한 주식은 6개월이 지나야 시장에서 팔 수가 있기 때문에 곧바로 매물로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 매입규모, 매입기간 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단기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떠받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장 마감 후, 토요일 공시를 주목하라
공시는 업무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이지만 밤 8∼9시, 혹은 더 늦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기업들은 주가에 도움이 되는 공시는 장중에 신속하게 하지만 불리한 공시는 장이 끝난 다음이나, 아예 장이 열리지 않는 토요일을 택해 슬그머니 내놓곤 한다.
따라서 장이 끝난 다음과 하루 장이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새로 나온 공시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챙겨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공시내용은 증권사 객장의 단말기나 증권거래소가 발행하는 <증권시장> 지, 신문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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