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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자관련주 이럴 때 사고팔아라
언제 사서 언제 팔까
기업이 유상증자를 실시할 때는 최대한 실권을 막기 위해 청약일까지는 주가를 어떤 식으로든 ‘관리’하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유상증자 발행가격이 시가와 별 차이가 없을 때는 투자자들이 증자참여의 매력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주가관리’는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자사주 매입과 같은 공식적인 방법이 동원될 수도 있고 비공식, 심지어는 불법적인 방법이 쓰여지는 사례도 없지 않다.
증시에서는 청약일이 지나면서부터 주가가 급격히 내려가는 기업을 흔히 볼 수 있다. 일단 청약을 마쳐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주가관리도 끝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또 증자로 인해 새로 발행된 주식이 실제로 상장되어 매물로 나올 때는 물량압박으로 주가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증자일정도 챙겨보지 않고 주가가 오르는 것만 보고 해당주식을 사거나 증자에 참여했다간 손해를 볼 위험이 있다. 특히 증자기업의 청약일 다음날이나 유상증자물량이 상장되는 날은 조심해서 나쁠 일이 없다.
물론 증자실시 기업의 주가관리를 이용할 수도 있다. 상승장에서는 증자발표일부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 청약일까지 지속되는 패턴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증자발표 때 사서 청약 전날 파는 게 현명해보인다.
하지만 증자를 실시한다고 해서 무조건 주가가 오를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금사정이 막바지에 달한 기업이 마지막 자금조달 수단으로 증자를 실시하는 경우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9년초 성원건설과 한일약품이 청약절차까지 마친 직후 부도를 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증권거래소가 1999년 들어 4월까지 유상증자를 실시한 45개 종목의 평균 청약수익률(청약에 참가해 물량을 100% 배정받아 보유했을 때의 수익률)을 따져봤더니 주가지수 상승률보다 오히려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수익률이 높은 기업도 있었지만 기업이 부실하거나 부도가 난 기업들이 9개나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시가총액이 1,000억원을 넘는 29개 종목은 주가지수상승률보다 수익률이 높았지만 1,000억원 미만 중소형주 16개는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안전을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뛰어들었다간 큰코를 다치는 법이다.
권리락 직후는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
권리락이란 유무상증자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없어진다는 말이다. 배정기준일을 7월 27일이라고 했을 때 증자를 받을 수 있는 날은 7월 25일까지이다. 26일부터는 권리가 없어지는 권리락 상태가 되는 것이다. 26일에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증자받을 권리가 없어진 주식을 25일과 똑같은 가격에 살 이유가 없어진다.
이 때문에 ‘없어진 권리’만큼을 전날 주가에서 빼주는 것이 권리락 주가이다. 증권거래소는 이 경우 주식을 배정받을 권리가 있는 25일 종가(권리부 종가)가 아닌 ‘권리락 주가’를 26일 거래 개시 때의 기준가로 삼는다.
유상증자의 경우 권리락 기준가격은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권리부 종가+신주납입금액×(발행가격×증자비율)}×(1+증자비율)
기본적으로 권리락은 기업가치는 변함이 없는데 유겧セ 증자를 통해 주식수가 늘어나 결국 주식가치가 희석되는 것을 반영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이다. 만약 주식수가 배로 늘어난다면 한 주당 가치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른바 ‘물타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특히 실제 기업으로 들어오는 돈이 없는 무상증자일 때는 주가의 낙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권리락을 통해 떨어진 주가는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탄력이 있기 때문에 권리락이 이루어진 직후를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대세상승기에는 권리락 전날 주가를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짧아진다. 반면 침체장에서는 회복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998년 이후 1999년 5월까지 유상증자를 실시한 기업의 권리락 기준가는 전날에 비해 평균 2,135원(10.25%) 떨어졌으며 본래 가격으로 회복하는 데 평균 45일이 걸렸다. 특히 증시가 침체되어 있던 1998년 1월에서 5월까지 유상증자를 실시했던 33개 종목의 주가가 권리락 이전으로 돌아가는 데는 무려 128일이 걸렸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되살아난 1999년 1월에서 5월까지는 회복일이 불과 16일이었다.
실권주도 짭짤한 투자 대상
남이 버린 꽃을 줍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쁠지 모르지만 기존주주들이 청약을 포기하여 일반인들에게 물량이 넘어온 실권주는 짭짤한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 기존주주들이 청약을 포기한 것이 꼭 주가전망이 밝지 않아서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돈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보유주식수를 늘리고 싶지 않아 청약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청약당시 시가에 비해 발행가가 현저히 낮다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증자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당근’을 하나 더 주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유상증자를 실시해 남는 돈(주식발행초과금)으로 얼마 뒤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이다. 앞의 표(104 페이지)에서 ‘매일’사의 경우이다.
예를 들어 A기업이 발행가 1만원(액면가 5,000원)에 100만주를 유상증자를 실시해 100억원의 돈을 모았다고 하자. 이 가운데 실제 자본금으로 잡히는 돈은 50억원(5,000원×100만주)이고 나머지는 자본잉여금 계정상에 주식발행초과금으로 남는다. A사는 이 가운데 10억원을 다시 자본금에 포함시키는 대신 이 금액만큼의 주식, 즉 20만주(10억원÷5,000원)를 새로 발행해 주주들에게 공짜로 나누어주는 것이다. 실권주를 인수한 사람도 기존주주 대열에 이미 합류했으므로 당연히 무상증자 주식을 받을 수 있다.
실권주 청약으로 받은 주식이 실제로 상장되려면 2∼3주가 걸리는 만큼 향후 증시여건을 잘 살필 필요가 있다. 또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종목의 실권주 청약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게 마련이다. 실권된 주식수보다 청약물량이 많으면 경쟁률에 따라 분배된다. 예를 들어 경쟁률이 10대 1이면 청약물량의 10%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들이는 ‘수고’에 비해 실제 이익규모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실권주를 청약하려면 주간 증권사에 위탁계좌를 개설한 뒤 청약신청서를 작성해야 하고 청약금액만큼을 증거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청약 후 1주일이 지나면 배정된 주식수가 공고되고 배정받지 못한 금액은 계좌로 환불된다. 이로부터 2∼3주가 지나면 배정받은 주식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되고 이때부터 주식을 팔 수 있다.
돈 없다고 청약 포기할 필요 없다
앞 105쪽에서 예를 든 A씨가 만약 돈이 없거나 주식수를 늘리기 싫어서 청약을 포기했다면 잘못 생각한 것이다.
주식배정은 배정기준일인 7월 25일 주식을 보유했느냐만 따지기 때문에 7월 26일부터는 주식을 팔아도 기존주주로서의 배정권리는 살아 있다. 시가가 8,000원이라고 치자. A씨는 기존 주식 1만주를 모두 팔아 8,000만원을 챙긴 뒤 8월 26일까지 청약대금 2,071만6,940원(3,202주×6,470원)만 자신의 계좌에 넣어두면 된다.
주식수를 그대로 1만주로 유지하고 싶다면 기존 주식 1만주 가운데 새로 배정받을 주식 3,202주만큼만 팔면 된다. 매각대금은 2,561만6,000원인 반면 8월 26일 내야 할 청약대금은 2,071만6,940원이므로 주식수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489만9,060원을 현금으로 손에 쥘 수 있다.
실제로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규모가 일정하게 정해져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증자에 참여할 때 대부분 이 같은 방식으로 주식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수익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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