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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성 있는 중개업소 알아보는 법
“체크리스트제 잘 활용하면 중개업자의 고의·과실로 인한 중개 사고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다.”
앞으로 부동산중개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중개 사고가 생길 때는 소비자가 중개업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생긴다. 부동산은 적게는 몇천 만원에서 수십억 원, 수백억 원에 이르기까지 자산 규모가 큰 거래다. 또 일생에서 자금단위가 큰 부동산거래는 몇번 되지 않기 때문에 한번 사고가 나면 치명적인 재산상의 손실을 입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도 그동안 부동산을 거래하는 중개업자의 중개상 과실과 사고에 대한 책임은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에 <체크리스트 제도>가 생기면서 중개업자의 중개 물건에 대한 책임이 명확해진다.
과거에는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매매, 임대 거래를 할 때 중개업자가 하는 역할이란 매도자와 매수자를 연결시켜주고, 계약서에 도장찍고, 잔금 치르고 나면 끝이었다.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가 있어 중개 대상 물건의 자세한 내용을 적게 되어 있지만, 형식적으로 간단하게 적고 끝나는 게 관행이었다. 이 때문에 거래가 성사된 뒤 부동산에 큰 하자가 발생하더라도 계약서상에 명시된 내용이 아니면 중개업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중개업자의 중개 과실이나 고의성이 입증된다고 해도 손해배상 보증한도가 개인 중개업소의 경우 2,000만 원, 중개법인의 경우 5,000만 원밖에 안돼 실질적인 보상을 받기 힘들었다.
그러나 7월 1일부터는 중개업자가 중개 대상 부동산에 대한 자세한 권리관계나 하자여부, 주변 여건 등을 자세하게 문서(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로 작성해 계약자에게 제공하는 <체크리스트>가 실시되고 있다. 이제는 중개업자는 현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직접 해당 물건에 대한 세부 사항을 점검해야 하며, 공부상의 권리관계나 법률적인 문제들도 꼼꼼하게 기록해야 한다. 만약 계약 체결후 체크리스트 내용과 달라서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중개업자가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앉아야 한다.
체크리스트의 내용에는 중요한 10여가지 항목이 기재된다.
1) 물건의 면적과 구조
2) 건축년도
3) 용도지역 및 용도지구, 현재 사용 용도
4) 층, 향 등 방향
5) 공부상 권리관계
6) 국토이용계획 및 도시계획
7) 건물의 벽면, 도색, 도배 상태
8) 수도,전기,소방, 열공급, 승강기, 배수, 오폐수 시설, 쓰레기 등에 대한 처리 시설 및 상태 자세히 기술
9) 일조량, 소음, 진동, 반경 1Km내 혐오시설 여부 등 환경조건
10) 입지조건 (대중교통의 이용 편의성, 학교와의 거리, 공공시설이나 대형 판매시설, 종합의료시설 등과의 인접성) 등에 대해서 자세하게 기술된다.
이밖에도 소비자가 원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답변할 의무가 있다.
물론 부동산중개업자 중에는 전문성이 부족한 중개업자도 많아 전기,수도,배수시설, 벽면 균열 등의 상태를 자세하게 기술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소음, 진동,일조량, 경관 등의 일부 항목은 구체적인 측정치 기준이 없어 중개업자마다 표현 편차가 크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도 있어 체크리스트에 작성된 내용을 100% 믿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체크리스트제도가 정착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중개업자가 중개 대상 물건에 대한 하자 여부를 미리 이야기하지 않거나 알고도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아 잔금을 지급한 이후에는 하자에 대한 보상을 받기 힘들었지만, 체크리스트 제도가 정착되면 하자있는 물건 중개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물을 수 있다. 또 중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가 중개업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보증한도도 개인 중개업소의 경우 2,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중개법인의 경우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중개수수료도 현행 매매금액의 0.15 ~ 0.9%, 임대차 금액의 0.15 ~ 0.8%였던 것이 8월부터 매매금액의 0.2 ~ 0.9%, 임대차 금액의 0.2 ~ 0.8%로 상향조정됐다. 물론 현재도 중개수수료율표대로 수수료를 받는 중개업소는 별로 없다. 보통 받아야할 수수료의 2 - 3배 정도를 관행적으로 청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중개 서비스의 질 개선없이 소비자들의 수수료 부담만 높인 꼴이 되었지만, 중개수수료도 현행 현금으로만 지불했던 것을 신용카드로 지불할 수 있게 돼 중개수수료도 요율표대로 정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도 과다한 중개 수수료 요구에 대해서 관할 구청에 중개업자를 고발할 경우 영업정지 등의 처벌을 할 수 있지만, 대부분 중개업자는 중개 수수료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아 소비자가 고발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중개수수료를 신용카드로 지불하게 되면 소비자는 과다한 중개수수료에 대한 증거 확보가 가능해 중개업자를 고발할 수 있고, 중개업자도 보관하는 영수증에 신용카드 전표도 인정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최근에는 중개업자의 직업윤리에 대한 의식수준이 높아져 사기성 있는 중개업소를 찾기 힘들지만, 신규 개발지역이나 재개발지역 등은 철새처럼 옮겨다니는 사기성 있는 중개업소들이 있다. 높은 시세차익을 보장해주겠다면서 탈법을 부추기거나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영업능력을 과시하는 업소들은 일단 경계해야 한다.
사기성 있는 중개업소는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허가증 대여업소는 피해야 한다.
무허가 업소는 허가증으로 쉽게 판별이 되지만, 허가증 대여 여부는 판별하기가 어렵다.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허가증에 있는 대표자 이름을 확인해 거래시 대표자와의 직접 면담을 요구하는 방법뿐이다.
허가증 대여업소는 겉으로 쉽게 판별되지 않는다. 그러나 중개업소를 방문할 때마다 대표자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든가, 출장을 갔다든가 하는 식으로 대표자와의 직접 대면을 피한다면 허가증 대여업소인 경우가 많으므로 확인해보는 게 좋다.
둘째, 생각보다 비싼 값에 팔아주겠다고 매도자를 현혹시키는 경우나 시세보다 싸게 터무니없이 물건을 사주겠다고 매수자를 유인하는 업소도 경계해야 한다.
물건이라는 것은 시세가 있게 마련이고, 급매물이라도 터무니없이 싸게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물건에 하자가 있거나 탈법·불법을 통해 중개하는 업소일 가능성이 높다.
셋째, 거래시 무조건 알아서 해주겠다고 큰소리치는 업소도 위험하다.
안 되는 일을 되게 만들겠다고 큰소리치는 업소는 대부분 관련 법규에 무지하거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거래를 성사시키는 경우가 많으므로 의뢰자가 나중에 손해보기 십상이다.
넷째, 중개업자가 매도·매수자 쌍방에게 지켜야 할 기본의무를 소홀히 하는 업소 또한 경계해야 한다.
중개업자는 중개업법상 적극적으로 중개해야 할 의무가 있다. 중개의무에는 중개 대상물의 확인, 확인설명서 작성 및 교부, 대상물의 정확한 설명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의무를 도외시하거나 의뢰자가 모른다고 그냥 지나치는 중개업소는 중개사고 발생률이 높다.
앞에서 이야기한 사기성 있는 중개업소를 판별하는 기준을 종합해 보면 결론은 간단하다. 중개 물건의 권리관계 및 하자 여부와 장·단점 등에 대해 사실 그대로 설명해주는 중개업소, 다소 복잡하더라도 합법적인 거래절차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중개업소가 믿을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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