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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란 무엇인가
한 장의 부도가…
단 한 장의 부도어음 때문에 회사가 도산하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이다. 백석물산은 3월 27일을 지급기일로 하는 5,000만원짜리 약속어음을 받았었다. 마침 백석물산은 3,000만원과 2,000만원짜리 어음금의 지급에 쫓기고 있었기 때문에, 그 5,000만원짜리 어음을 믿고 3월 29일을 지급기일로 하는 3,000만원짜리 어음과 3월 30일을 지급기일로 하는 2,000만원짜리 어음을 발행했다.
그런데 3월 27일, 돌연 5,000만원짜리 어음이 부도가 나고 말았다. 백석물산은 당황해서 발행인에게 뛰어갔지만 발행인은 어디에 갔는지 그 날은 결국 만나지 못했다. 다음날인 28일 경우 발행인을 만나 지급을 요구했더니, 발행인은 어떻게든 해줄테니 이삼일만 기달려 달라고 말할 뿐 어음금을 지급해주지 않았다.
백석물산은 자력으로 결제하려고 여기저기 돈을 마련하러 다녔지만, 5,000만원의 돈은 쉽사리 모이지 않았다.
그래서 3,000만원과 2,000만원짜리 어음의 점프를 받으려고 수취인에게 연락했더니, 2장의 어음 모두 이미 배서양도되어 어음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결국 29일에는 3,000만원짜리 어음이, 30일에는 2,000만원짜리 어음이 부도가 나벼렸다. 회사 설립 이래 30년이나 계속된 백석물산은 단 한 장의 부도어음 때문에 단 4일만에 부도가 나버린 것이다.
부도의 원인도 여러 가지
어음 또는 수표가 교환을 통하여 지급제시되었으나 일정한 사유로 인하여 지급에 응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처럼 지급에 응할 수 없는 어음 또는 수표를 부도어음이라고 한다. 부도를 냈다고 하면 그 회사는 '도산했다'라는 인식을 하기 쉽지만, 부도가 곧 도산은 아니다. 물론 발행인에게 돈이 없는 상태라면 정말로 도산하기 때문에 부도를 냈다는 것은 도산을 의미한다.
대개의 경우 발행한 어음과 수표가 부도가 나는 것은 지급할 자금이 없기 때문이지만 그밖에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어음과 수표가 부도가 나면 지급은행에서는 부도선언을 하고 어음소지인에게 어음과 수표를 돌려준다. 부도반환하는 어음에는 다음과 같은 부전을 사용하여 부도표시를 하여야 한다.
어음의 경우 어음의 표면에 앞 페이지의 그림과 같은 경우는 부전을 붙여 거기에 부도어음이라는 사실을 기재한다. 수표의 부전을 붙이지 않고 수표의 표면에 어음과 똑같은 형식의 부도표시가 되어 수표소지인에게 되돌아온다. 부전에는 부도의 원인이 기재되어 있으며 부도반환 사유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① 예금부족 : 발행인의 당좌예금 계좌는 있지만, 지급할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도가 나는 경우에는 거의 도산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② 무거래 : 어음이 은행에 제시된 시점에 발행인의 당좌예금이 그 은행에는 없다는 것이다. 발행인이 전에도 부도를 냈었고 지급은행으로부터 당좌예금 거래를 해약당해 이제는 거래가 없는 경우로서, 그 발행인은 이미 도산했다고 생각해야 한다.
③ 계약불이행 : 이것은 ①, ②의 경우와는 달리 상대방이 계약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에 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상품의 대금 지급을 위해 어음을 발행했지만 아직 상품이 납품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급에는 응할 수 없다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이때에는 발행인이 어음금 지급자금 부족을 은폐하고, 거래정지처분을 면탈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보장하고, 정당한 어음권리자로 판명된 자에게 어음금 지급을 담보함을 목적으로 사고신고담보금을 예치해야만 거래정지처분을 면한다.
④ 분실 도난 피사취 : 분실되거나 도난당한 어음 또는 피사취(사기당한 어음 수표)된 어음은 지급하지 않는다. 이 경우 ③번과 같이 사고신고담보금을 예치해야만 거래정지처분을 면한다.
⑤ 위조 : 위조어음이기 때문에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이름으로 된 어음이 발행되어 있는 경우이다.
⑥ 변조 : 어음의 내용을 임의로 변경한 것이다. (예 : 100만원짜리 어음이 발행인의 허락 없이 1,000만원이라고 개서)
⑦ 인감 서명 상이 : 발행인이 지급은행에 신고한 인감이나 서명과 다른 인감 또는 서명이 되어 있어 지급하지 않는 경우이다.
⑧ 형식불비 : 인감누락, 서명 또는 기명누락, 인감의 불선명, 정정인 누락 또는 상이, 지시금지 위배, 금액 발행일자 오기, 배서불비, 횡선조건 위배, 인수없음(환어음), 약정용지 상위 등의 어음은 무효이기 때문에 지급하지 않는 경우이다.
⑨ 제시기간 경과 또는 미도래 : 어음의 유효한 제시기간(지급기일이나 그 날에 이어지는 2일간 이내)을 지나 교환에 돌려진 어음이기 때문에 지급하지 않는 경우이다. 또한 지급기일 전에 교환제시 되는 경우도 부도사유가 된다. 지급기일 미도래로 부도가 선언된 경우에 정상적인 지급기일이 되어 재교환하면 이상없이 결재가 가능하다. 그러나 수표의 경우 즉시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제시기일 미도래라는 개념이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⑩ 제시기간 경과 후 지급위탁의 취소 : 수표는 발행일로부터 10일 이내에 교환에 돌리지 않으면 유효가 제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발행인으로부터 지급위탁의 취소가 없으면 제시기간 경과 후에도 지급인은 지급할 수 있다. 따라서 제시기간이 경과했고 지급위탁이 취소되었다면 부도처리가 되는 것이다.
⑪ 법적으로 가해진 지급제한(제권판결, 지급정지가처분, 압류 등) : 분실이나 도난 등의 사유로 법원으로부터 이미 제권판결을 받은 경우나 지급정지가처분, 압류 등의 명령이 내려진 경우도 부도처분사유가 된다.
⑫ 가계수표 장당발행 한도초과 : 본인이 직접 은행에 내점하여 발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장당발행 한도를 초과하여 발행한 가계수표는 부도사유가 된다. 위의 부도사유 중 형식불비, 인감서명상이, 가계수표 장당발행 한도초과로서 예금부족, 무거래에 동시에 해당될 때의 부도사유는 예금부족 또는 무거래 부도로 처리된다.
즉 발행인 A의 1,000만원의 당좌수표가 은행에 교환제시되었으나 이 수표가 인감이 누락되어 있고 결제자금이 없는 경우 부도사유가 형식불비의 예금부족사유가 동시에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부도사유는 '예금부족'이 되는 것이다.
⑬ 지급지 상위 : 어음 수표법 제38조 2항에서는 어음교환소에서의 어음의 제시는 지급을 위한 제시의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수납은행에서 지급은행으로 교환제시할 때 업무착오로 오류 제시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신한은행 인천지점에서 수납하여 제일은행 인천지점으로 지급제시해야 하나 신한은행 인천지점의 업무착오로 상업은행 인천지점으로 지급제시하는 경우, 상업은행 인천지점에서 지급지 상위로 부도를 내는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 신한은행 인천지점에서는 다시 제일은행 인천으로 교환제시하여 정상결제할 수 있다.
⑭ 안내서 미착 : 지출관이 국고수표를 발행했을 때에는 그때마다 예산회계법 시행령상 동 사실을 한국은행에 통지해야 하는데 통지를 못한 상태에서 소지인이 지급청구를 위해 교환에 회부한 경우이다. 안내서 도착 전에 교환에 회부하여 부도선언이 된 경우라 하더라도 안내서가 도착한 후 재교환을 하면 이상없이 결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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