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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금은 저축한다
혹자는 자금관리상 한 사람이 수천만 원은 갖고 놀 수가 있는데 수억대나 수십억대를 주무르게 되면 몸이 무거워서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다. 우문(愚問)이다.
한때 목포 세발낙지로 이름을 날렸던 모 증권사의 선물 트레이더는 하루 거래금액만도 8,000억 원이 넘었다고 한다. 하루에 선물 2만 계약을 주물렀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는 몸이 가벼운 것이 낫다. 보험회사에서 펀드매니저로 근무하다 1998년 구조조정 때 퇴직하고, 선물·옵션 전업투자자로 변신한 386세대인 G씨의 사례를 보자.
G씨는 재직할 때 채권 담당 매니저였으나 어깨너머로 배운 선물·옵션투자가 고수익을 안겨준다는 사실에 매료되어, 회사를 퇴직한 그해 6월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G씨는 5,000만 원 정도의 자금을 선물에 투자하여 1년 정도 지난 1999년 여름까지 10억 원의 투자수익을 올리는 기염을 토한다. 그러나 대우사태가 터지면서 깨지기 시작하여 3억 원으로 줄어들자 마음을 바꾸었다. 자금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즉 3억 원을 고정자금으로 하여 투자하되 투자금은 더 늘리지 않고 수익은 저축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3억 원 정도의 자금은 선물 50개를 사고 팔 수 있는 돈이다. 그 정도라면 마음대로 갖고 놀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3억 원을 고정자금으로 하여 수익이 나면 저축을 하되, 손실이 나면 3억 원이 될 때까지 저축을 유보하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여유 있는 마음으로 투자하니 욕심을 덜 내게 되고 장이 거짓말처럼 잘 보이더라는 것이다.
그후 6개월이 지나자 자신감이 생긴 G씨는 고정자금을 5억 원으로 늘린다. 그때부터 어떤 날은 2,000만 원을 저축하는 날도 있고, 재수 좋은 날은 저축액이 1억 원을 넘어서 아내가 몇 번이나 졸도했다고 한다. 아내가 하는 일이라곤 증권사에서 돈을 찾아 은행에 집어넣는 일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손실을 보는 날도 있어 어떤 때는 일주일 만에 원상복구하기도 하지만, 투자금을 늘리지 않으니 설사 5억 원을 다 까먹는다 해도 여한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자금관리 기법으로 1년간 70억 원이라는 자금을 모아 강남에 작은 빌딩을 30억 원에 매입했는데 한 달 월세수입만도 3,000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에게는 껌값밖에 되지 않는 돈이다. 그는 현재 빌딩을 포함하여 100억 원이 넘는 자산을 가진 신흥 자산가로 부상하고 있다.
G씨의 사례에서 보듯이 일정액의 수익이 발생하면 자금을 다른 곳으로 돌려놓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계좌에 돈이 들어 있으면 사고 싶어 안달이 나는 것이 투자자의 심리이다. 그러다 보면 몰빵이 들어가고 여차하면 원금 전부를 날리는 불행을 자초할 수 있는 것이다.
선물·옵션에 투자하여 몇 개월 만에 수십억 원의 자산가가 되었다가, 이후 투자 실패에다 자금관리까지 소홀히 하여 수익금은커녕 원금조차 날리는 경우를 많이 본다. 수익은 독수리처럼 지켜야 한다.
한 가지 더!
움직이지 않는 포지션은 청산하라
장중에 시세를 관찰하다가 가끔 장이 훤히 보일 때가 있어 당장 잡고 싶어도 계좌에 자금이 없어 절호의 찬스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이미 반대 포지션을 취해놓았고 또한 손절매하기도 어정쩡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포지션 보유기간보다 현금 보유기간을 길게 가지라는 것이다. 매수 혹은 매도 포지션을 취했는데도 시세가 움직이지 않거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이는 투자가 잘못됐다는 반증이므로 즉시 처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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