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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물량을 눈여겨본다
기관투자자들이나 외국인, 그리고 수백억, 수천억 원을 굴리는 소위 ‘큰손’들의 정보력은 실로 막강하다. 그들은 공식·비공식 조직은 물론이고 비선조직, 학연, 지연 등을 이용하여 정계·재계·학계·언론계 등 사회 각계각층에 손길을 뻗쳐 정보망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보다 정보를 먼저 알고 먼저 들어간다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 개인투자자들은 정보를 획득하는 순간 다른 모든 사람들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정보를 입수한 큰손들도 결국은 시장에 주문을 냄으로써 마각(?)을 드러내게 된다. 만일 그 재료가 메가톤급이라 엄청난 물량을 매집해야 한다거나 내놓아야 한다면 주문을 내기 전에 온갖 작당을 하여 역정보를 흘리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큰손들은 어떤 정보를 기초로 해서 매매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시황에 근거하여 대량 처분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대량 물량이 쏟아져나오면 항상 유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체결호가표를 띄워놓고 수백 개의 물량이 시차를 두고 천천히 쏟아지는지, 아니면 소나기 붓듯 마구 쏟아내는지 잘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대량 물량이 1회성인지 다발성인지, 받아먹는 세력이 우세한지 아니면 밀리는지를 세심하게 살펴보고, 데이트레이더들은 이를 이용하여 초단타 매매로 손실을 피하든지, 수익을 극대화하는 호기로 삼아야 한다.
선물시장은 돈을 놓고 벌이는 전쟁터이다. 거기에는 인정사정도 없고 도덕과 윤리도 없다. 오로지 승리만이 정의일 뿐이다. 그래서 온갖 권모술수와 공작, 작전 등이 횡행하며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과 스릴이 넘치는지 모른다.
만일 기관들이 어떤 악재성 정보를 은밀히 입수했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들은 이 정보가 언제 일반에 노출될 것인지 먼저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다.
몸집이 무거워서 한꺼번에 물량을 내놓으면 정체가 드러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언론사를 동원, 온갖 역정보를 흘려 호재성 뉴스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렇게 호재성 뉴스에 마취된 투자자들을 안심시켜놓고 뒤를 칠 것이 분명하다. 양주와 미인을 안겨주어 취객을 몽롱하게 만들어놓고 호주머니를 후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어떤 정보가 일반투자자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면 어떻게 할까? 당연히 그들은 소나기 세례같이 시장에다 퍼부을 것이다. 이럴 때는 대책이 없다. 데이트레이더들의 최대 무기인 손절매로 즉각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개인투자자들은 기관투자가들이 언론에 내놓는 정보는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되며, 기자가 자체 취재·보도한 기사라 해도 함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행간을 읽는 기민함을 발휘해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기사를 거꾸로 해석해보는 역발상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애널리스트와 기자는 한 통속이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한 가지 더!
큰손이 마음만 먹으면
선물시세가 60포인트일 때 레버리지를 전부 사용한다면 500억 원으로 선물 1만 계약은 사고 팔 수 있다. 전체 거래량의 10%는 주무를 수 있다는 얘기이다.
만일 콜옵션을 대거 매수한 기관이나 큰손 몇몇이 옵션 만기일 장 종료 시간을 앞두고 주가를 끌어올리려고 마음먹고 의기투합한다면 당해낼 재간이 없다. 애당초 머니 게임과 다름없는 선물시장에서 도덕과 정의를 구한다는 것 자체가 연목구어(緣木求魚)일 테니까.
대량 물량이 매수세에 진입해 들어오면 눈치 빠른 개미들은 환매수, 신규매수에 가담할 것은 불문가지이고 선물시세는 큰손들의 의도대로 상승하게 될 것이다.
1998년 10월 ‘타이거 펀드 선물 대거 환매수’라는 뉴스 하나만으로도 개인투자자들의 흥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고, 선물시세가 폭등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큰손들은 장기 시세는 바꿀 수 없을지라도 단기 시세는 조종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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