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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잔량과 건수를 주시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선물호가에 선물시장을 움직이는 세력들의 동태를 읽을 수 있는 유용한 정보가 담겨 있다. 데이트레이더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절반은 이기고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물 현재가를 클릭하면 매도·매수주체별 선물호가와 잔량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몇 명의 투자자가 대기하고 있는지 그 건수도 알 수 있다. 잔량과 건수를 유심히 관찰하면 잔량이 몇십 개에 불과한 경우도 있고 몇백 개가 넘는 큰 물량이 대기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매도호가에 대량의 물량이 대기하고 있는데 건수가 적다면 당연히 어떤 큰손의 매도의지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매수호가에 건수는 적으면서 대량의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면 큰손의 매수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러면서 매수세력이 이 잔량을 어떻게 잡아먹는지, 아니면 매수세가 밀리는지, 또는 다른 큰손이 잡아먹는지, 소량씩 개미군단이 잡아먹는지 유심히 관찰하면 단타매매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 이 대기물량이 실제로 거래가 되는지, 아니면 허수로 집어넣었다가 빼는지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작전이 횡행하는 시장에서 큰손들이 벌이는 행태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차트 16>은 2000년 11월 10일의 선물 12월물 1분차트이다.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12시 30분경에 대량의 물량이 거래된 것을 알 수 있다. 그 시간에 2차 매도호가에 900개, 3차 매도호가에 700개 가량의 매도잔량이 쌓여 있었고 건수도 소량에 불과했다. 큰손이 팔려고 내놓은 것이 분명했다.
3분여 동안 유심히 관찰하니 처음에는 매도세의 위압에 겁을 먹은 소량의 매도물량들이 쏟아져나와 호가가 약간 밀리는 듯했다. 그러다 1∼2분 후 100개, 200개, 300개의 매수물량이 매도물량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단단위와 두 자릿수의 매수세가 줄을 이으면서 대량의 매도물량을 순식간에 다 잡아먹고 말았다. 그후 매수세가 일시에 몰리면서 선물이 상승세를 지속하는 것이었다. 매수세의 승리였다. 그 영향인지는 몰라도 <차트 16>에서와 같이 상승 후 30분 정도 조정을 받던 선물은 다시 급상승세를 타게 된다.
그러나 이처럼 매수에 줄을 선 세력이 승리할 때도 있지만, 큰손의 의지를 읽은 매도세력들의 선매도로 선물이 한 단계 더 추락할 수도 있다.
어쨌든 호가표의 잔량과 건수를 잘 관찰하여 대응하면 데이트레이더들은 단시간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한 가지 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큰손들의 허매수·허매도 작전은 비단 현물시장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선물시장에서도 물량을 적정가에 처분하기 위하여 매도호가나 매수호가의 바닥에 수천 계약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을 미혹시킨다.
매도호가 잔량이 매수호가 잔량의 2∼3배에 달하는데도 선물가격은 꾸역꾸역 올라간다. 그런데도 전체 호가잔량은 큰 변동이 없다. 위에서 누르고 밑에서 받쳐 물량을 확보하려는 악덕업자들의 매점매석(買占賣惜) 작전이 펼쳐지는 것이다. 현물과 선물을 불문하고 시장에는 인정도 없고 사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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