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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의 법칙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세상만사는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다. 이는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다. 오는 봄을 누가 막으랴?인간이 만들어낸 경제상황도 마찬가지이다. 실물경기가 최악의 상황이고 모든 경제지표가 바닥을 헤매고 있을 때 증시의 붕괴설이 나돌면서 모든 사람들은 ‘이제 끝났다’라고 한다. 그런데 불가사의하게도 이러한 공황심리가 팽배한 가운데 주가는 서서히 고개를 쳐들고 일어선다.
마찬가지로 주가가 폭등하면 장밋빛 낙관론이 난무하면서 주가가 영원히 상승할 것같이 보인다. 1989년에는 1,000포인트대가 영원한 지지선이 될 것이라는 설이 증시를 휩쓸었고, 1999년만 해도 2,000포인트설, 4,000포인트설이 난무했다. 이럴 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간 돌팔매를 맞기 딱 알맞다. 그러나 주가는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을 모두 배반하고 만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까? 주가의 상승·하락의 원인을 주가 자체에서 찾으려고 하니까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주가는 경기에 선행하여 상승하고 경기에 선행하여 하락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망각하니까 그렇다.
현재의 경기상황이 어떤 위치에 와 있는지를 파악할 수만 있다면 주가의 바닥과 정점을 알 수 있다.
경기의 상승과 하락을 잘 나타내주는 변수는 경기동행지수의 순환변동치이다. <차트 10>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종합주가지수를 나타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의 경기선행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때는 1992∼1994년의 대세상승기와 1998년 10월 이후의 대세상승기이다. 1992년 7월 종합주가지수는 월 평균지수 509포인트를 바닥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6개월 후인 1993년 1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5.9로 경기저점을 이루었다.
아울러 1994년 10월 종합주가지수가 월 평균지수 1,105포인트로 정점을 이룬 7개월 후인 1995년 5월에 들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5로 단기 고점을 형성하였다.
1998년에 들어서도 주가의 선행성은 이어졌다. 1998년 6월 종합주가지수가 297포인트로 바닥을 확인했을 때 2개월 후인 1998년 8월 경기지수는 84.4로 바닥을 찍고 상승추세로 전환하였다.
과거 20년간 우리나라 경제의 흐름을 파악해보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최고점은 평균적으로 123 또는 125 부근이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증권시장의 방향과 정점의 시기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현재 경기지수의 흐름과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위치를 파악해보면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인 시황이 난무하더라도 선물·옵션투자자들은 경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읽어야 한다. 장밋빛 전망이나 공황심리를 극복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져야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다. 그래서 투자는 자기 자신과의 외로운 투쟁이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한 가지 더!
타이거펀드 몰락의 교훈
세계 제2위의 헤지펀드로 1998년 한때 한국 시장에서 선물투자로 마진콜을 당하여 투자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기도 했던 타이거펀드의 몰락은 시장의 변화를 외면하는 투자자는 가차없이 시장에서 퇴출된다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인 가치투자자였던 줄리안 로버트슨에 의해 설립되었던 타이거펀드의 몰락은 1998년 러시아의 채권투자에서 입은 투자손실과 일본 엔화 투자에 실패하여 입은 손실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미국 주식시장의 패러다임이 첨단 기술주와 인터넷주 등 신경제 주식들로 바뀌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구경제 가치주에 매달린 것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타이거펀드의 몰락 이후 인터넷주가 급락하고 가치주가 다시 조명을 받는 것을 보면 시장환경에의 적응은 지난(至難)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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