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선도의 법칙
맹장 밑에 약졸 없고, 형만한 아우 없다
선물지수를 움직이는 것은 그 기초자산인 KOSPI 200 지수이다. KOSPI 200 지수는 대형 우량주 200종목을 지수화한 것이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주가의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면 주가를 견인하는 선도주나 선도그룹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종합주가지수는 횡보상태에 있더라도 선도주는 미세하나마 종합주가지수보다 먼저 움직인다. 그런 연후에 선도주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면 종합주가지수는 후행하여 크게 움직이게 된다. 이러한 선도주의 움직임을 남보다 먼저 포착할 수 있다면 투자에서의 성공은 어렵지 않다.
1986년부터 1988년까지의 선도주는 금융·건설·무역주가 리드하는 소위 ‘트로이카’ 주식이었다. 그리고 1992년부터 1994년까지의 선도주는 ‘블루칩’이라고 하는 주식들, 이를테면 반도체·철강·유화 업종의 대표주들이었다.
1998년 말부터 1999년까지는 증권·통신·반도체·인터넷 관련주, 즉 ‘밀레니엄칩’이라고 일컫는 주식들이 순환하며 선도주 역할을 하였다.
어떤 주식이 선도주가 되느냐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예를 들면 1986∼1988년 기간중에는 당시 오일 머니가 넘쳐 중동지역의 건설 특수가 한 몫을 했다. 또 세계 경기의 호황에 발맞추어 싼 인건비로 만든 저렴한 한국산 제품들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어 수출이 급증하였고, 이에 따라 무역회사들이 큰돈을 벌었다.
수출 급증으로 무역수지는 흑자기조를 누렸고, 해외에서 들어온 자금은 국내 은행들의 수지를 호전시켜 국내의 풍부한 여유자금은 증권시장으로 몰려들기 시작, 증권 대중화의 원년을 이루면서 증권회사들이 호황을 누렸다.
1992년 8월에 들어서면서 저PER 혁명을 몰고 온 외국인들은 소위 블루칩이라고 하는 업종별 대표주들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했다. 국내 시장은 삼성전자, 포철, 한전, 유공, 한국이동통신 등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지수는 459포인트 바닥에서 1,147포인트까지 상승하였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개발한 개인용 컴퓨터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비즈니스 혁명을 가져오면서 컴퓨터의 필수부품인 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하여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또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경제가 붐을 일으키면서 석유화학 가공제품 및 철강제품의 수요가 급증하여 관련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신장되었다.
2000년을 한 해 앞둔 1999년에 들어서서는 정보통신, 반도체, 인터넷 등 밀레니엄칩이 선도주로 부상했다. 1990년대 초만 해도 이동통신은 일반인에게 매우 생소하고 값비싼 통신수단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이동통신은 가정 전화의 개념에서 개인 휴대전화의 개념으로 변화하였고,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비즈니스는 그 변화의 속도가 수백 년 동안의 종래의 상거래 개념을 바꿔놓았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성장산업은 달라졌으며, 아울러 증권시장 내의 선도주도 변하였다. 이러한 선도주의 변화를 면밀히 파악하여 살펴보면 주가의 흐름을 알 수 있다.
2000년은 삼성전자 한 종목이 증시를 좌지우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선도주의 역할이 큰 해였다. 국제 반도체 가격의 하락으로 삼성전자주가 꺾이게 되자 증권시장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한 가지 더!
증시의 체감온도가 가장 낮은 때는?
1990년 깡통장세, 1997년 IMF 장세, 2000년 뉴밀레니엄 폭락장세 중 어느 때 체감지수가 가장 낮을까? 1990년의 깡통장세는 연초 900선에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가 그해 10월 38% 하락한 560까지, 1997년의 IMF 장세는 그해 8월 760선에서 머물던 주가가 외환위기로 연말에 55% 하락한 340까지, 1998년 반등세를 시현하던 주가는 3월 590에서 그해 6월 53% 하락한 280까지 하락했다.
한편 2000년 연초 1,050을 기록하던 뉴밀레니엄 장세는 연말까지 52% 하락한 500포인트, 코스닥은 3월의 280에서 82% 하락한 50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주가가 단기간에 가장 크게 하락한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1997년의 IMF 장세와 2000년의 코스닥 폭락장세의 체감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