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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단위로 승부한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이제 우리나라에도 사이버 투자 시대가 문을 활짝 열었다. 증권사 영업점은 말할 것도 없고 가정이나 PC방에서, 혹은 증권사 사이버 영업점에서 투자하는 소위 ‘사이버 트레이더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선물시세 하나만 두고도 전국에서 수만 혹은 수십만 투자자들이 매일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다고 보면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그들은 모두 적이나 마찬가지이다. 투자의 세계라는 냉엄한 승부의 세계에서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먼저 보고 먼저 슈팅을 해야 한다.
투자자가 어떤 루트를 통하여 정보를 입수했거나, 아니면 돌발사태로 장세가 급변할 것이 예상될 때는 새로운 포지션을 취할 것인지 혹은 청산할 것인지 판단을 하고 재빨리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때로는 선물에서 1∼2초의 속도 차이가 0.5∼1포인트의 손익을 가져올 때도 많다.
투자자에게는 소프트웨어적인 두뇌회전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하드웨어적인 키보드 조작능력도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만일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하다 행인이 갑자기 나타나면 운전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급정거가 용이치 않으면 중앙분리대나 가드레일에 충돌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이고, 이도 저도 여의치 않으면 행인을 치는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은 장중에 돌발사태가 벌어지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평소에 미리 시나리오를 짜놓고 도상훈련을 한다면 큰 재난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꾸로 큰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운전자들이나 투자자들이 돌발사태가 일어났을 때 취하는 행위의 순서는 인지`→`판단`→`행동이 될 것이다. 이 모든 행위가 1∼2초 안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유능한 데이트레이더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만일 장중에 10·26 사태 같은 대통령의 유고나 금융실명제 같은 긴급 경제명령이 발동된다면 어떻게 행동했을 것인지를 염두에 두면서,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때는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에 대해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유사사태는 언제 어디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세계 금융시장이 하나로 움직이고 있는 지금은 국내 문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일어나는 문제로도 우리 증시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재료가 호재이든 악재이든 데이트레이더들은 재빠른 판단력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그 재료가 5분 타임으로 끝날 것인지 2∼3일 정도는 충격을 줄 것인지, 또는 선물시세를 1∼2포인트 정도 움직일 수류탄 정도의 충격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선물시장을 회오리바람에 몰아넣을 핵폭탄급 재료인지를 판별해야 한다. 재료의 강도에 대한 올바른 판단은 그 재료가 시장에 주는 강도만큼이나 수익률에서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최근에만 해도 포드사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 한보철강의 인수 불발, 미국 나스닥 선물시세의 폭락에 따른 충격으로 선물이 장중에 하한가 근처까지 추락한 사례도 있었다.
따라서 데이트레이더들은 선물시장에 큰 충격을 가할 수 있는 비상사태나 특단의 충격이 몰아칠 것에 대비하여 평소에 훈련을 쌓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 가지 더!
한여름 밤의 쇼크
1993년 8월 무더운 한여름 밤을 덮친 대통령의 금융실명제 발표는 증시를 충격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다음날 아침 개장된 증시는 거의 전 종목이 매수 없는 하한가였다.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거래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다.
다행히 3일 후부터는 외국인의 매수세로 장세가 급반등했으나, 만일 당시에 선물시장이 개장되었더라면 마진콜이 속출할 뻔했던 엄청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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