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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을 따라한다
<표 6>은 2000년 11월 어느 날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투자주체별 매매동향이다.
대략적으로 보아도 국내 기관이 약 4만 계약, 외국인이 3,500계약, 개인투자자들이 6만 5,000계약을 거래하였다. 개인투자자들이 선물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소위 ‘큰손’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가장 적은 물량을 거래하는 외국인들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개인은 어차피 모래알이다. 가장 적은 물량을 거래하는 외국인의 영향력이 가장 큰 세상이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투자자로서는 현실을 인정하고 외국인투자가와 기관들의 동향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가들은 막대한 자본력과 방대한 정보력, 치밀한 분석력을 바탕으로 선물시장을 리드하고 견인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의 영향력과 입김은 절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장중에 증권사나 선물관련 사이트를 검색하여 그들의 선물 매매동향을 수시로 파악해보는 것이 좋다. 순매수를 하는 것인지, 환매수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순매도를 하고 있는 것인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현물시장에서는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어떠한 투자행태를 보이는지도 유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통계적으로 보아도 외국인들이 현물시장에서 순매수를 보이는 날 주가가 상승한 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큰손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노출하기를 극도로 꺼리는 경향이 있다. 돈을 놓고 벌이는 노름판에서 패를 보여주면서 도박을 하는 멍청이는 세상에 없다. 그러나 그들은 몸집이 크기 때문에 자신들도 모르게 은연중에 정체를 노출당하기도 한다. 그것은 주로 포지션 수량이나 거래량 등에서 추측해볼 수밖에 없다.
2000년 9월 어느 날 오후에는 상승세를 유지하던 선물시세가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2포인트 정도 급락하였다. 개인투자자들은 그 급락 원인을 찾으려고 백방으로 사이트를 뒤지며 노력하였으나 그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어떤 정보를 먼저 알고 선물을 던진 것이 분명했다.
그러다가 정확히 15분 후 한국은행에서 콜금리를 인상한다는 뉴스가 증권사 사이트에 떴다. 그러자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가세하여 선물이 한 차례 더 내려앉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렇듯 개인은 정보력에서 기관이나 외국인을 앞설 수가 없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개인들은 물량이 적으므로 칼 같은 손절매로 빠져나올 수밖에 없다. 아마도 센스 있는 데이트레이더라면 갑작스레 대량의 물량이 쏟아져나오는 것을 보고 같이 따라 매도하거나 포지션을 정리했을 것이다.
투자전략 중 가장 좋은 전략은 ‘전략 없는 전략’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가듯이 큰손 따라 사고, 큰손 따라 팔면 된다. 비록 한 발 늦을 수 있지만 두 발 늦는 것보다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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