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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뉴스에 승부수를 던진다
2000년 9월 29일 오후 1시 30분경이었다.
증권사의 HTS 창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뉴스가 떴다.
“S&P 한국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설.”
로이터 통신사의 보도내용을 국내 언론사가 인용 보도한 것이었다.
엄청난 호재라고 판단했다. 뉴스를 클릭할 여유조차 없이 바로 매도 포지션을 정리하고 매수 포지션으로 바꾸어 풀베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포지션을 정리하고 매수확인 창이 뜨는 걸 확인하는 데까지 30초라는 시간이 더 걸린 것 같았다. 초조한 마음으로 1분 선물차트를 쳐다보고 있자니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뉴스가 창에 떴으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을 터인데, 약간의 미동만 있을 뿐 선물시장이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이다. 시장이 엄청난 호재성 뉴스를 외면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1∼2분 정도 지났을까, 컴퓨터 모니터에서 갑자기 벌건 막대기가 하늘을 찌르기 시작했다. 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선물이 불과 10분 만에 3포인트나 급상승하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결국 이 뉴스는 S&P 일본 지사 오가와 다카히라 이사의 사실무근 확인으로 선물시세가 1시간 만에 제자리로 원대복귀하는 해프닝을 겪는다. 어쨌든 발빠른 투자자들은 오보를 이용하여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데이트레이더는 이런 상황에서 번개같이 판단하고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질 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당시 시황은 첫째로, 선물시세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설사 오보라 하더라도 급락할 이유가 없었다. 수수료 외에는 손해볼 일이 없다는 것이다.
둘째로, 그런 뉴스를 기관이나 외국인이 벌써 알고 있었더라면 시장에 이미 반영되었을 터인데 모든 정황을 살펴보아도 그런 기미가 전혀 없었다. 그들은 이 뉴스를 외면했거나, 아니면 뉴스를 처음 듣고 당황했을 수 있다.
셋째로, 이 돌발 뉴스에 놀란 일부 매도 포지션 보유자들이 황급히 환매수하려고 덤벼들 것이고, 그러면 선물은 당연히 급등할 것이다.
아무리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고 하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 뉴스에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관도 당황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사실 여부를 떠나 일단 유리한 방향으로 포지션을 걸어놓은 후 따질 것은 나중에 따져도 늦지 않다.
투자자들은 장중 뉴스에 항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돌발 뉴스가 터지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 시나리오를 미리 만들어놓고 대비하는 것이 좋다.
기관이나 외국인들도 경악할 수 있는 장중 뉴스는 얼마든지 터질 수 있다. ‘쬎쬎쬎 사망설’, ‘쬎쬎쬎 쿠데타설’ 등은 고전적인 예이다. 장중에 선물시세를 몇 포인트나 움직일 대형 뉴스는 항상 잠재하고 있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투자자들은 대형 뉴스가 터지면 초기단계에서 포지션을 정리하거나 신규 포지션을 취하는 등 순발력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 그리고 뉴스 사이트를 수시로 검색하여 투자판단에 활용해야 한다. 오보도 이용하기에 따라 큰 수익을 보장해준다.
한 가지 더!
지도자의 사망과 주가
1953년 스탈린이 사망했다는 뉴스는 일본 증시를 폭락으로 몰고 갔다. 한국전쟁 특수로 호황을 누리던 일본 경제가 종막을 고하리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뉴스는 정국의 혼란을 우려한 매물의 폭주로 주가가 폭락하였다.
그러나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다는 뉴스는 주말에 터져 증시가 이틀 동안 그 충격을 흡수하는 바람에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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