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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벽력은 일단 피한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친다? 쾌속항진을 하던 선물시장에 가끔씩 날벼락이 떨어져 투자자들을 혼절시키는 일이 일어난다. 현해탄을 건너던 배가 갑자기 몰아친 회오리바람으로 절명의 위기에 처하듯이.
만일 어떤 기관투자가가 증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사건에 대해 은밀한 정보를 입수했을 경우 어떻게 행동할까? 선물시세는 수많은 변수에 의해 움직이지만 최종적으로는 사람이 주문을 냄으로써 시작된다. 당연히 다른 투자자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어떻게 해서든 많은 물량의 선물을 시장에 내다팔려고 궁리를 할 것이다.
시간이 촉박하다면 한꺼번에 엄청난 물량을 갖다부어 포지션을 취하든지 정리하려 들 것이다. 이럴 때 정보력에서 약한 개미들은 앉아서 멍하게 당할 수밖에 없다. 원인도 모른 채 ‘악’ 소리가 나도록 두들겨맞는 것이다. 사상자가 속출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천우신조로 투매와 같은 방향이면 횡재를 할 것이지만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의 추세와 같은 방향으로 포지션을 취해놓게마련이다. 이럴 때는 기술적 지표고 뭐고 소용없다. 같이 따라 파는 수밖에. 그것이 사는 유일한 길이다.
중앙선을 넘어 덤프트럭이 달려오는데 신호등에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가 교통신호고 횡단보도고 따질 겨를이 어디 있는가. 불상사가 나더라도 일단 옆으로 튀는 수밖에 없다. 일단 살고 나서 교통법규를 따지든지 잘잘못을 따져야 할 일이다.
<차트 19>와 <차트 20>은 옵션 만기일을 이틀 앞둔 2000년 11월 6일의 선물 및 행사가격 75인 콜옵션의 1분 차트이다.
오전장에 선물을 집중 매수하던 외국인들이 뚜렷한 악재가 없는데도 오후 2시 30분부터 선물 매도물량을 쏟아붓기 시작하여 30분 만에 선물을 3포인트나 침몰시킨다. 그러자 등가격을 향해 항진하던 행사가격 75인 콜옵션은 순식간에 1/3토막이 나고 만다.
이날은 특별한 악재성 뉴스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외국인들이 노름판에서 돈을 잃은 후, 홧김에 술 한잔 먹고 백주대로에서 행패를 부린 것뿐이다. 난폭한 외국인들에게 개미가 대들었다간 코피만 터질 뿐이다. 이런 때는 줄행랑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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