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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결제약정의 비밀을 캔다
미결제약정은 투자자가 신규매매를 하고 반대매매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청산으로 보유중인 선물 또는 옵션계약을 말한다. 미결제약정은 언젠가는 시장에 흘러나와 청산될 것이며, 때로는 만기일까지 가져가 자동적으로 청산될 것이다.
현물시장에서는 주가가 상승하면 장기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지 않고 장기간 보유한 채 지나치게 될 것이고, 매물압박이 적어 주가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장기 보유 주식은 언젠가는 시장에 매물로 흘러나와 상승장세의 걸림돌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마찬가지로 미결제약정 수량의 증감을 보고 선물이나 옵션의 현재 상황을 점검해보고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자료로 활용한다면 상당히 유용할 것이다. 선물·옵션거래에 있어 미결제약정 수량의 변화는 거래량과 관련하여 시장의 추세와 강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투자자들이 기존의 신규매매 물량을 청산하지 않는 상태에서 추가로 신규매도나 신규매수 물량을 늘린다면 미결제약정 수량이 증가하게 될 것이고, 전매나 환매로 많이 청산하면 미결제약정 수량은 줄어들 것이다.
즉 앞으로 강세장이 예상된다면 선물·옵션을 신규매수한 투자자는 목표수익에 도달할 때까지 청산하지 않고 신규매수를 계속하여 늘릴 것이다. 그래서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미결제약정 수량이 증가한다면 선물·옵션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약세장이 예상된다면 선물·옵션을 신규매도한 투자자는 목표수익에 도달할 때까지 청산하지 않고 신규매도를 계속할 것이다. 따라서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미결제약정 수량이 증가한다면 선물·옵션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상승추세가 지속되면서 미결제약정 수량이 감소한다면 상승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가진 세력들이 청산에 나선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장세는 곧이어 하락추세로 반전될 수 있음을 시사해준다고 하겠다.
마찬가지로 하락추세가 지속되면서 미결제약정 수량이 감소한다면 하락이 곧 멈출 것이라는 전망을 가진 세력들이 청산에 나선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장세는 곧이어 상승추세로 반전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미결제약정 수량이 감소하면서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다면 청산세력이 미청산세력을 눌렀다는 징표가 되어 추세반전에 대한 신빙성은 더욱 높아진다. 장세의 반전시점에서는 격렬한 전투가 벌어져 사상자가 많이 발생하게 마련인데, 그 사상자가 시장에서는 거래량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현물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 미결제약정 수량의 변화는 거래량과 함께 시장의 추세와 강도, 또는 시장의 흐름을 읽는 보조자료로서 활용한다면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 가지 더!
거래량과 거품
현물시장의 거래량을 관찰할 때 유의할 점이 있다. 거래량에 거품이 많다는 얘기이다. 사이버 거래가 활성화됨으로써 스캘핑이 늘어나고 액면가 이하의 종목이 급증하여 현물시장의 거래량을 투자의 지표로 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는 액면가 500원짜리가 수두룩하다. 그리고 주가마저 폭락하여 적은 돈으로도 많은 주식을 살 수 있어 침체장 속에서도 거래량이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이럴 때는 거래량 지표를 참조하는 것은 물론이고 거래대금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편 2000년 들어와서는 한빛은행 한 종목이 거래소 전체 거래량의 20∼30%를 차지하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이제는 거래량을 따지기 전에 거래량의 질을 따져봐야 한다.
거래량이 부실주에 편중되어 있지는 않은지, 거래량 상위종목에 우량 선도주가 포함되어 있는지, 거래대금 상위종목에 선도주가 포함되어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거래량의 거품이 보여주는 착시현상에 현혹되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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