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리동향을 파악한다
금리는 돈의 수급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시중에 돈이 많으면 금리가 내려가고, 돈이 떨어지면 금리가 올라간다. 자금시장에도 시장경제의 원칙은 엄격히 적용된다.
IMF 사태가 터지고 외화 자금조달의 문이 막히자 은행, 종금사, 증권사 할 것 없이 부도가 났다. 전주(錢主)가 부도나는 판인데 시중에 돈이 있을 리 만무했다. 30%의 살인적인 고금리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돈 없는 증권시장이 제 기능을 할 리 없다. 선물지수가 선물시장이 개장된 이래 역사적인 30포인트대로 내려앉아버렸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고 달러를 들여와 자금을 풀자 얼어붙었던 자금시장이 풀리면서 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했다. 금리가 내려가면서 주가가 서서히 상승하자, 바닥을 확인한 외국인들이 주식을 매집하면서 증권시장이 급상승으로 치달은 바 있다.
따라서 금리는 증권시장을 반추해볼 수 있는 척도라 하겠다. 금리가 하향 조정되면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기업수지가 호전되고, 이것이 주가에 반영되어 조정장세를 유지하던 증권시장이 서서히 고개를 들면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를 금융장세라 한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되면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늘리게 되어 자금수요가 늘어나 금리가 상승하게 되고, 이것이 기업수지의 악화요인이 되어 상승세를 구가하던 증시가 상승의 종지부를 찍게 된다. 이를 역금융장세라 한다.
그러면 금리의 변화가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경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자.
1조 원의 부채가 있는 대기업이 연 10%의 이자를 물다가 11%의 이자를 물게 된다면 연간 100억 원의 비용이 추가 지출된다. 따라서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되어 기업의 수지가 나빠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연간 1조 원을 굴리는 금융기관이 금리가 10%에서 9%로 1%만 하락해도 연간 100억 원의 수입이 줄어든다. 경영진들은 돈을 어떻게 굴리면 수입이 증가할 것인지 묘안을 짜낼 것이다. 당연히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대출비중을 줄이고 주식이나 채권, 또는 기타 상품의 비중을 늘릴 것이다. 금융기관에서 주식·선물 전문 펀드매니저를 고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금리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시장은 역시 미국 시장이다.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금리인상·인하 시사 발언 하나로 뉴욕 증시가 춤을 춘다. 그래서 ‘그린스펀 효과(Greenspan Effect)’라는 말까지 생겨나기도 했다.
금리와 선물시장의 관계는 역의 관계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선물시세가 올라가고, 금리가 올라가면 선물시세가 내려간다.
지리한 대세하락의 말기 장세에서는 투자심리가 극도로 냉각되어, 정부가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금리를 아무리 내려도 주가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 1992년 7월에도 그랬고, 1998년 8월에도 그랬다. 밑도 끝도 없이 내려앉는 주가를 보고 질린 투자자들이 시장을 모두 떠나버려 금리인하의 약발이 먹혀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때가 바로 선물을 매수할 절호의 찬스이다. 이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는 시기는 앞으로 몇 년 이내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큰 악재가 터져도 시장이 둔감해지고,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던 선물시장이 어느 날 갑자기 바닥을 친 것처럼 반등하기 시작한다. 저금리 시대를 만끽하려는 매수세가 드디어 시장에 들어오면서 금융장세의 서막이 열리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콜금리란?
금융기관 사이의 단기 자금 과부족을 조정해주는 콜시장에서 형성되는 금리를 말한다. 순수한 화폐시장으로서의 기능을 하기 때문에 기업이나 가계와는 직접 관련이 없으나, 시중의 자금수급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갖고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