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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수급상황을 알아본다
돈은 경제의 혈액이다. 돈이 흐르지 않는 사회는 죽은 사회와 마찬가지이다.
우량은행 지점장은 자금을 팔러 다니고, 부실은행 지점장은 예금을 구걸하러 다닌다. 돈이 안전한 곳으로 집중되니까 편중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외환위기가 터지자 부실 금융기관들이 사망하여 앰뷸런스에 실려나가고, 부실이 좀 덜한 일부 금융기관들은 혼수상태에 빠져 정부에서 파견한 의사가 직접 찾아와 110조 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이란 링거 주사를 놓아 간신히 살려놓았다.
그렇게 살려낸 금융기관들이 2년도 채 되지 않아 또 빈혈로 쓰러지려 하자 정부에서는 40조 원이라는 공적자금을 또 쏟아붓기로 했다. 피를 왕창 공급하여 죽어가는 경제를 다시 살려보자는 의도이다.
그러면 도대체 그렇게 갖다부은 돈은 다 어디로 흘러갔기에 또 쏟아붓기로 결정했을까? 은행으로 흘러간 돈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을 불문하고 기업 운영자금으로 대출되었을 것이고, 개인들에게는 내구재 소비나 증권투자를 하기 위한 가계자금으로 대출되었을 것이다.
기업으로 흘러간 돈은 기업의 경영부실로 많은 자금을 소진해버렸고, 가계로 흘러간 자금은 증권시장의 침체로 허공에 날아가버렸다. 그러니 피가 모자라는 경제가 제대로 굴러갈 리는 없으므로, 부득이 정부에서는 공적자금을 또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렇게 정부가 돈을 풀게 되면 기업으로서는 투자가 활성화되어 기업수익이 증가할 것이고, 개인에게 대출된 돈은 증권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이다. 증권시장이 활성화되리라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IMF 사태 이후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위해 1998년 여름부터 엄청난 통화량을 시중에 쏟아부었다. 그러니 시중금리가 반 토막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해 연말의 폭등장세는 통화량 공급에 따른 유동성 장세였던 것이다. 선물투자자들이 정부의 이런 정책의도를 간파했다면 아무리 장세가 비관적이더라도 적극 매수로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돈을 마구 풀어버리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인플레로 물가상승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정부에서는 시중에 푼 자금을 회수하는, 소위 통화긴축이라는 정책을 시행하게 된다. 시중에 자금이 고갈되면 증권시장이 침체되리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경기 과열로 정부가 통화환수 정책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활황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적극적인 매수 마인드를 가진다면 아주 위험한 발상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정부의 통화정책을 잘 파악한다면 선물·옵션투자자들은 적극 매수할 것인지, 적극 매도할 것인지 그 시기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더!
통화량이란?
금융기관 이외의 민간부문이 보유하는 현금통화, 예금통화, 준통화 등의 잔고를 말한다.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예금통화)의 합계를 통화(M₁), 여기에 저축성예금(준통화)을 가한 것을 총통화(M₂), 그리고 M₂에 비통화기관예수금, 금융채권발행액, 상업어음매출액, 양도성 예금증서발행액을 합한 것을 총유동성(M₃)이라고 한다.
통화공급은 물가나 경기동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나라마다 금융정책 운영상 중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정책적으로 증가율의 목표치를 설정하여 통화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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